오늘 쓸 글이 없다면 : 글쓰기 소재 쉽게 찾는 법

글쓰기 소재란 무엇인가

글을 쓰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바로 글쓰기 소재입니다.

특별한 경험이든, 평범한 일상이든, 좋은 글은 결국 좋은 소재에서 시작됩니다.

혹시 우주에 다녀오신 분이 계신가요?
이혼을 한 74번 쯤 하고 결혼을 75번 씩 하신 분이 계신가요?
음, 아니면 유체 이탈을 경험하신 분은…

이렇게 자주 사람들이 겪지 않고 나만 한 것 같은 독특한 경험을 글쓰기 소재로 삼으면, 따라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좋은 소재가 될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닙니다. 끝까지 읽으면 어떤 소재가 좋은 소재인지 알게 되실 거에요.

소재란 바탕이 되는 재료를 뜻합니다.
김치찌개의 소재는 김치이고, 호박전의 소재는 호박이에요.
누군가와 싸웠다가 화해하는 이야기에서 화해가 중심이었다면, 그것이 글의 중심 소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글쓰기 소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글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고요.
또한 글을 써야 하는데 소재가 없다, 이렇게 느끼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글쓰기 소재 이야기

제가 예전에 이십 대 초반, 휴대폰 매장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저와 함께 일하던 언니가 있었는데, 그 언니는 항상 10시 출근 3분 전에 택시에서 내렸어요.
노란 머리가 덜 마른 채로, 한 손에는 잔돈, 한 손에는 콜라를 들고,
“필영아~!” 하며 저를 부르며 달려왔죠.

저는 그 언니보다 1~2분 먼저 와서, 가게 앞에서 열쇠를 가진 언니를 기다렸어요.

가게 문이 열리면 저는 밀대질을 하고, 언니는 그날의 가격표를 출력했어요.
종이가 나오는 동안,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콜라를 땄습니다.
그리고 콜라를 마시며 말했어요.

“난 이제 진짜 술은 안 마실 거다.”

하지만 오후 4시쯤, 어김없이 어디론가 통화를 하고, 불현듯 술 약속이 잡힙니다.
밤 9시가 되면 한층 예쁘고 기분 좋은 모습으로, 손을 흔들며 매장을 떠났어요.

이 언니에게 ‘콜라’는 그냥 콜라가 아니었어요.
매일 반복되는 삶의 어떤 표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가까운 일상 속에서도, 평범한 일상 속 반복되는 행동도 내가 의미를 담을 수 있다면 좋은 글쓰기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글쓰기 소재의 기준

에세이에는 보통 에피소드와, 그 에피소드에서 깨달은 점 같은 것들이 들어갑니다.

여기서 ‘깨달음’은 결국 사건에 대한 내 관점, 내 시선입니다.
좋은 글쓰기 소재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해 나만의 관점과 깨달음을 담은 것입니다.

저는 글쓰기를 시작할 때,
세탁기, 아기 기저귀, 똥, 방귀 같은 일상적인 것들로 글을 썼어요.

무심코 낀 방귀에서 아이와 나의 냄새가 같다는 걸 느끼고, ‘가족’이라는 깨달음을 얻었고,

세탁기의 헹굼 횟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각자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자’는 메시지를 담기도 했어요.

아주 가벼워 보여도, 내 시선이 담긴다면 그것은 훌륭한 글쓰기 소재가 됩니다.

글쓰기 소재를 찾는 방법 1 : 질문하기

소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습니다.
글쓰기 소재를 찾으려면 질문이 필요합니다.

발상의 전환을 하는 거죠.

예시

아이를 데리고 교회를 갔을 때, 누군가 “할머니가 키운 애는 딱 티가 나”라는 말을 했어요.
→ 질문: 각자가 키운 아이들도 모두 고유한 모습이 아닐까?

이 질문에서 시작한 글은→ ‘할머니가 키운 애는 딱 티가 난대’ 보러 가기

크리스마스 즈음, 한 모임에서 20대 여성에게 30대 남성이 연애 조언을 하며
“자고로 남자는 온실 속 화초는 만나면 안돼”라고 했어요.
→ 질문: 온실 화초처럼 소중하게 키워진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엄마는 항상 “화사한 게 최고야”라며 검은 옷을 싫어했어요.
그런데 아버님이 아프신 날,
→ 질문: 정말 화사한 것만이 좋은 걸까? 슬픔과 어둠도 소중한 것은 아닐까?

이 질문에서 시작한 글은→ ‘화사한 게 제일일까’ 보러가기

작은 질문 하나가 한 편의 글쓰기 소재가 되어줍니다.

내게 소재가 없다고 느껴진다면,

관찰을 하지 않았거나,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한 번쯤 비틀어보세요.
생각의 방향을 살짝만 바꿔도, 소재는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글쓰기 소재를 찾는 방법 2 : 산책하기

또 다른 방법은 산책하기입니다.

“매일 같은 길을 걸으면 소재가 고갈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걸으면,
세심한 변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매일 가던 커피숍에서

의자 다리가 조금 균형이 안 맞아진 것,

아르바이트생의 근무 시간이 달라진 것

이런 작은 변화들을 발견하곤 했어요.

어제와 오늘은 똑같지 않습니다.

자연만 고집할 필요도 없어요.
오히려 신호등, 횡단보도, 시장 골목 같은 일상적 공간이
더 좋은 글쓰기 소재를 떠올리게 해줄 수 있습니다.

산책할 때 지키면 좋은 것

  1. 휴대폰을 가급적 보지 않기
  2. 메모하기

조금 더 세심하게 걷고, 조용히 주변을 기록해보세요.
그 안에 생각보다 많은 글쓰기 소재가 숨어 있을 거예요.

마치며

오늘 “뭘 쓰지?” 하는 고민이 든다면,
가까운 일상 속에서 조용히 질문을 던져보거나,
잠깐 산책을 떠나보세요.

세심하게 들여다본다면 분명 많은 소재 거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요리 실력보다, 김치찌개에서 어떤 김치를 쓰느냐가 맛의 당락을 좌우할 때가 있어요. 글도 마찬가지로 글쓰기 실력만큼 소재의 힘이 강한 글이 있어요. 그 힘센 소재를 찾은 건 우리의 사소한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하니 오늘 꼭 좋은 소재를 찾는 세심한 눈으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